#현대미술 #서양화 #회화 #꼴라주 #그래피티 #아크릴 #아이돌 #케이팝 #대국남아 #현민 #노머니노아트 

#art #painting #fineart #collage #graffiti #acrylic #boyband #kpop #dgna #hyunmin #nomoneynoart


IMPERFECT IS PERFECT


As a singer, I had to live by a certain set rules and be mature and perfect. I want to be as immature and unfinished as possible in paintings. Immature, unfinished is beautiful. I use unfamiliar and awkward materials stimulating the imagination in my artworks. I don't hesitate to use any material. I project my own freedom on the canvas. I call this act 'struggle'. My rough and unfamiliar works are a fight against an unfamiliar world, which is my own beauty. I want to give hope to the world with my own beauty.




한 소설가는 “어떤 작가는 오직 하나의 작품을 평생에 걸쳐 반복해 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현민의 경우, 그가 반복해 그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현민 자신일 것입니다. 가수에서 화가로 돌아온 우현민 작가를 만났습니다.

우현민 작가 ⓒ우현민

Chapter 1.
미술과 다시 만나다


#아이돌 #대국남아

우현민에게 그리는 행위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대국남아의 ‘현민’으로 활동하는 10년 동안 그의 가사지 뒷면에는 낙서가 빼곡했죠. 어렸을 적 음악만큼이나 두각을 나타냈던 것도 미술이었습니다.

 

아이돌 활동을 하며 무대와 현실의 괴리감이 커지던 때, 우현민은 지인의 추천으로 미술 치료를 시작하면서 미술과 재회했습니다.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참석한 첫날 준비된 재료는 찰흙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연상시키는 찰흙을 만지는 순간 그는 전율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울컥하더라고요. 마음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듯했죠. 어린 시절 어머니 얼굴을 그리던 때로요.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싶었어요.”


그에게 미술은 치유의 도구이자 잊고 있었던 나를 일깨우는 길잡이였습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미술은 숨 쉴 구멍을 틔웠습니다. 그렇게 ‘화가 우현민’으로의 인생 2막이 시작됐습니다.

 

“완벽함을 내려놓을 줄 알게 됐어요. 완벽주의가 너무 깊어지면 어느 순간부터 자기 포장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림만큼은 비워두고 싶어요. 너무 완벽하면 질릴 것 같아요. (웃음) 미완성이면 어때요. 인생이 원래 미완성인걸요.”

Blah blah blah, 37.3x44.8cm, Mixed media collage, 2021. ⓒ우현민

Chapter 2.
삶의 조각을 모으는 일


The Little Hero in Our Mind, 30.5x42.8cm, CollagexAcrylic, 2021. ⓒ우현민

#콜라주

우현민의 작업은 크게 콜라주와 페인팅으로 나뉩니다. 그의 콜라주 작업은 수원과 포항을 오가며 작업하던 당시, 좁은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시작됐습니다. 한 컬렉터가 응원의 마음을 담아 보낸 200여 권의 잡지를 찢어 퍼즐 맞추듯 작품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잡지 속 기성의 이미지는 완전히 해체되어 ‘우현민의 이미지’로 재구성됩니다. 작가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단편적인 조각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재편성된다는 점에서 콜라주의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온 잡지와 제가 어릴 때부터 입었던 옷이 어떤 연관이 있겠어요. 제가 아이돌 가수로 활동했던 것과 미술 작가로 사는 것은 또 어떻고요. 단편적으로 보면 연관이 없는 것들이 해체되고 찢어져서 한데 모이는 순간 의미가 생기죠.

 

그래서 제 작업에서 이미지는 큰 의미가 없어요. 그 형상이 해골이든 고양이든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건 제 취향일 뿐이에요. 재료를 찢고 붙이고 섞어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의미가 있어요.”

Speak Now, 100x80cm, Mixed Media on Wood Panel, 2021. ⓒ우현민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수건이 사용됐다.

주위의 모든 사물은 작업의 재료가 되곤 합니다. 물티슈, 수건, 오래된 신발과 옷.... 모두 손때가 탄 재료들입니다.

 

“흔적이 담겨있는 걸 좋아해요. 옷도 빈티지를 좋아하고요. 물건의 역사와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붙이곤 하는 물티슈나 수건은 작업하다가 붓을 닦는 일종의 ‘지우개’예요. 붓을 닦는 행위에는 그 어떤 의도도 작용할 수 없죠. 그런 자연스러움이 담긴 물건을 사용하는 걸 좋아해요.”

 

요즘 집중하고 있는 재료는 작가가 사용하던 옷과 신발입니다. 작가는 ‘껍데기’ 같은 옷을 벗어 캔버스에 올리는 과정을 탈피의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몸이 커지면 몸집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하죠. 새로운 옷을 입기 위해서는 먼저 입고 있던 것을 모두 벗어야 해요. 내 몸과 생활에 길들여 있는 옷을 벗는다는 것은 ‘가장 익숙한 것’을 스스로 벗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동물이 탈피의 과정 중에 가장 연약해지듯이, 제가 탈피한 옷과 신발을 캔버스에 올렸을 때, 그 모습은 연약하고, 여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죠. 그러나 그 연약한 모습도 그 자체로 아름다워요.”

 

기존의 것을 해체하고 내 마음대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면서 작가는 우연과 필연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캔버스는 제 가상 세계인 것 같아요. 저의 네모난 세계고 우주죠. 우주의 기본 단위가 분자고 입자이듯이 재료들이 제 작품의 기본 단위라고 볼 수 있고요.”

 

그의 작품이 하나의 우주와 같다면, 그 우주의 모양이 둥글거나 각진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여러 개의 입자가 우연히, 그러나 필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우주를 만들었다는 사실이죠. 우주를 이루는 수많은 조각 중 필요 없는 조각은 없다는 것을 작가는 깨달았습니다.


“콜라주 작업은 나의 기억의 파편들로 현재의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쓸데없는 건 없다’! 제 작업을 보는 분들도 그런 메시지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78under x WOO HYUN MIN Collabration, 2022. ⓒ우현민

Chapter 3.
강렬한 색의 파도를 타고


#회화

콜라주가 삶의 조각을 모아 완성하는 퍼즐 같은 작업이라면, 우현민에게 회화는 의외성의 파도에 몸을 맡기는 서핑과 같습니다.

 

“회화 작업을 할 때는 아직도 어린아이 같아요. 어디로 튈지 저도 정말 모르겠어요. 그 의외성 때문에 페인팅의 매력을 느껴요. 저는 원래 내 맘 같지 않은 걸 좋아하거든요. (웃음)”

 

고채도의 과감한 색과 거침없는 붓질에서는 날 것의 파괴적이고 거친 매력이 느껴집니다.

BB (Blue Blood), 90.9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인물화 #자화상

네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BB>연작은 마릴린 먼로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스타들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업입니다. 그중 <BB’s behind>는 “화려해 보이지만 그 내면은 감정의 구렁텅이 안으로 썩어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추상적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영화를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스타 마릴린 먼로와 인간 노마 진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이 너무 와닿더라고요.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겨진 메시지를 일기 쓰듯 풀어냈죠.”


그의 캔버스에는 종종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익명의 얼굴들 앞에는 다양한 날 것의 감정들이 요동치는 듯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인간관계에서 행복도 느끼고 상처도 받았죠. 사람만큼 표정이 다양한 동물이 있을까요. 연기자의 미세한 얼굴 떨림에서도 우리는 감정을 느끼잖아요. 사람 얼굴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봐요.”

 

이 얼굴들의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했습니다. 작가는 “모든 인물화는 자화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상은 없어요. 모두 저인 동시에 그림을 보는 이들의 얼굴이죠. 이건 마이클 잭슨일까, 마릴린 먼로일까 추측하는 건 일차적인 생각이에요. 모두의 얼굴을 비춰보는 거울 같은 작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BB’s Behind, 116.8x80.3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묵시, 161x111.5cm, Ink, Acrylic, Charcoal, Spray Pastel on Linen, 2022. ⓒ우현민

Chapter 4.
정글의 삶을 택하다


수승화강, 90.7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가수에서 화가로 돌아온 우현민. 그는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크게 달갑지 않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그 이름을 고를 수 있다면 가수나 화가, 예술가보다는 방랑자나 모험가라는 이름을 고를 거라고요. 이는 ‘평생 익숙해지지 않겠다’는 그의 용기 어린 다짐이리라 짐작해 봅니다.

 

“자유와 순수는 많이 알고 익숙해지는 순간 금방 사라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요. 순수한 작품을 그리겠다는 건 아니에요. 그것조차 의도인 것 같아서요. 삶을 자유롭고 순수하게 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함께 하는 동료들도 생겼습니다. 작가가 함께 하는 미키하시 크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한국에 거주하는 아티스트로 구성된 작가 그룹입니다. 우현민 작가는 “혼자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이 함께 꿈꿀 때 이뤄진다는 것을 느낀다”며 “큰 꿈을 꾸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주인, 144x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미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 지 어느덧 3년 차. 과연 우현민은 잃어버렸다는 순수함을 되찾았을지 궁금했습니다. 작가의 대답은 ‘예스’였습니다.

 

“미술 안에서 찾았어요. 아이돌 활동을 할 때는 소속감은 있었지만 붕 뜬 느낌이 있었어요. 지금은 정제되지 않은 ‘오리지널 우현민’이 생겼다는 기분이죠. 내 핵심, 내 알맹이가 생겼다는 기분이요. 그게 어른의 순수함 아닐까요?

작가의 삶은 야생 같아요. 때로는 맹수도 만나죠. 하지만 동물원보다는 정글의 삶을 택할래요.”





ARTTAG 변혜령 에디터


#현대미술 #서양화 #회화 #꼴라주 #그래피티 #아크릴 #아이돌 #케이팝 #대국남아 #현민 #노머니노아트 

#art #painting #fineart #collage #graffiti #acrylic #boyband #kpop #dgna #hyunmin #nomoneynoart


IMPERFECT IS PERFECT


As a singer, I had to live by a certain set rules and be mature and perfect. I want to be as immature and unfinished as possible in paintings. Immature, unfinished is beautiful.

I use unfamiliar and awkward materials stimulating the imagination in my artworks. I don't hesitate to use any material. I project my own freedom on the canvas. I call this act 'struggle'. My rough and unfamiliar works are a fight against an unfamiliar world, which is my own beauty. I want to give hope to the world with my own beauty.


한 소설가는 “어떤 작가는 오직 하나의 작품을 평생에 걸쳐 반복해 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현민의 경우, 그가 반복해 그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현민 자신일 것입니다. 가수에서 화가로 돌아온 우현민 작가를 만났습니다.

우현민 작가 ⓒ우현민

Chapter 1.
미술과 다시 만나다


#아이돌 #대국남아

우현민에게 그리는 행위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대국남아의 ‘현민’으로 활동하는 10년 동안 그의 가사지 뒷면에는 낙서가 빼곡했죠. 어렸을 적 음악만큼이나 두각을 나타냈던 것도 미술이었습니다.

 

아이돌 활동을 하며 무대와 현실의 괴리감이 커지던 때, 우현민은 지인의 추천으로 미술 치료를 시작하면서 미술과 재회했습니다.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참석한 첫날 준비된 재료는 찰흙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연상시키는 찰흙을 만지는 순간 그는 전율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울컥하더라고요. 마음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듯했죠. 어린 시절 어머니 얼굴을 그리던 때로요. 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싶었어요.”


그에게 미술은 치유의 도구이자 잊고 있었던 나를 일깨우는 길잡이였습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미술은 숨 쉴 구멍을 틔웠습니다. 그렇게 ‘화가 우현민’으로의 인생 2막이 시작됐습니다.

 

“완벽함을 내려놓을 줄 알게 됐어요. 완벽주의가 너무 깊어지면 어느 순간부터 자기 포장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림만큼은 비워두고 싶어요. 너무 완벽하면 질릴 것 같아요. (웃음) 미완성이면 어때요. 인생이 원래 미완성인걸요.”

Blah blah blah, 37.3x44.8cm, Mixed media collage, 2021. ⓒ우현민

The Little Hero in Our Mind, 30.5x42.8cm, CollagexAcrylic, 2021. ⓒ우현민

Speak Now, 100x80cm, Mixed Media on Wood Panel, 2021. ⓒ우현민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수건이 사용됐다.

Chapter 2.
삶의 조각을 모으는 일


#콜라주

우현민의 작업은 크게 콜라주와 페인팅으로 나뉩니다. 그의 콜라주 작업은 수원과 포항을 오가며 작업하던 당시, 좁은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이 무엇일까 고민하며 시작됐습니다. 한 컬렉터가 응원의 마음을 담아 보낸 200여 권의 잡지를 찢어 퍼즐 맞추듯 작품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잡지 속 기성의 이미지는 완전히 해체되어 ‘우현민의 이미지’로 재구성됩니다. 작가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단편적인 조각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재편성된다는 점에서 콜라주의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온 잡지와 제가 어릴 때부터 입었던 옷이 어떤 연관이 있겠어요. 제가 아이돌 가수로 활동했던 것과 미술 작가로 사는 것은 또 어떻고요. 단편적으로 보면 연관이 없는 것들이 해체되고 찢어져서 한데 모이는 순간 의미가 생기죠.

 

그래서 제 작업에서 이미지는 큰 의미가 없어요. 그 형상이 해골이든 고양이든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건 제 취향일 뿐이에요. 재료를 찢고 붙이고 섞어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의미가 있어요.”


주위의 모든 사물은 작업의 재료가 되곤 합니다. 물티슈, 수건, 오래된 신발과 옷.... 모두 손때가 탄 재료들입니다.

 

“흔적이 담겨있는 걸 좋아해요. 옷도 빈티지를 좋아하고요. 물건의 역사와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붙이곤 하는 물티슈나 수건은 작업하다가 붓을 닦는 일종의 ‘지우개’예요. 붓을 닦는 행위에는 그 어떤 의도도 작용할 수 없죠. 그런 자연스러움이 담긴 물건을 사용하는 걸 좋아해요.”

 

요즘 집중하고 있는 재료는 작가가 사용하던 옷과 신발입니다. 작가는 ‘껍데기’ 같은 옷을 벗어 캔버스에 올리는 과정을 탈피의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몸이 커지면 몸집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하죠. 새로운 옷을 입기 위해서는 먼저 입고 있던 것을 모두 벗어야 해요. 내 몸과 생활에 길들여 있는 옷을 벗는다는 것은 ‘가장 익숙한 것’을 스스로 벗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동물이 탈피의 과정 중에 가장 연약해지듯이, 제가 탈피한 옷과 신발을 캔버스에 올렸을 때, 그 모습은 연약하고, 여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죠. 그러나 그 연약한 모습도 그 자체로 아름다워요.”

 

기존의 것을 해체하고 내 마음대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면서 작가는 우연과 필연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캔버스는 제 가상 세계인 것 같아요. 저의 네모난 세계고 우주죠. 우주의 기본 단위가 분자고 입자이듯이 재료들이 제 작품의 기본 단위라고 볼 수 있고요.”

 

그의 작품이 하나의 우주와 같다면, 그 우주의 모양이 둥글거나 각진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여러 개의 입자가 우연히, 그러나 필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우주를 만들었다는 사실이죠. 우주를 이루는 수많은 조각 중 필요 없는 조각은 없다는 것을 작가는 깨달았습니다.


“콜라주 작업은 나의 기억의 파편들로 현재의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쓸데없는 건 없다’! 제 작업을 보는 분들도 그런 메시지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78under x WOO HYUN MIN Collabration, 2022. ⓒ우현민

BB (Blue Blood), 90.9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BB’s Behind, 116.8x80.3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Chapter 3.
강렬한 색의 파도를 타고


#회화

콜라주가 삶의 조각을 모아 완성하는 퍼즐 같은 작업이라면, 우현민에게 회화는 의외성의 파도에 몸을 맡기는 서핑과 같습니다.

 

“회화 작업을 할 때는 아직도 어린아이 같아요. 어디로 튈지 저도 정말 모르겠어요. 그 의외성 때문에 페인팅의 매력을 느껴요. 저는 원래 내 맘 같지 않은 걸 좋아하거든요. (웃음)”

 

고채도의 과감한 색과 거침없는 붓질에서는 날 것의 파괴적이고 거친 매력이 느껴집니다.

 

#인물화 #자화상

네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BB>연작은 마릴린 먼로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스타들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업입니다. 그중 <BB’s behind>는 “화려해 보이지만 그 내면은 감정의 구렁텅이 안으로 썩어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추상적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영화를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스타 마릴린 먼로와 인간 노마 진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이 너무 와닿더라고요.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겨진 메시지를 일기 쓰듯 풀어냈죠.”


그의 캔버스에는 종종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익명의 얼굴들 앞에는 다양한 날 것의 감정들이 요동치는 듯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인간관계에서 행복도 느끼고 상처도 받았죠. 사람만큼 표정이 다양한 동물이 있을까요. 연기자의 미세한 얼굴 떨림에서도 우리는 감정을 느끼잖아요. 사람 얼굴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봐요.”

 

이 얼굴들의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했습니다. 작가는 “모든 인물화는 자화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상은 없어요. 모두 저인 동시에 그림을 보는 이들의 얼굴이죠. 이건 마이클 잭슨일까, 마릴린 먼로일까 추측하는 건 일차적인 생각이에요. 모두의 얼굴을 비춰보는 거울 같은 작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묵시, 161x111.5cm, Ink, Acrylic, Charcoal, Spray Pastel on Linen, 2022. ⓒ우현민 

수승화강, 90.7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우주인, 144x91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우현민

Chapter 4.
정글의 삶을 택하다


가수에서 화가로 돌아온 우현민. 그는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크게 달갑지 않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그 이름을 고를 수 있다면 가수나 화가, 예술가보다는 방랑자나 모험가라는 이름을 고를 거라고요. 이는 ‘평생 익숙해지지 않겠다’는 그의 용기 어린 다짐이리라 짐작해 봅니다.

 

“자유와 순수는 많이 알고 익숙해지는 순간 금방 사라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끊임없이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요. 순수한 작품을 그리겠다는 건 아니에요. 그것조차 의도인 것 같아서요. 삶을 자유롭고 순수하게 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함께 하는 동료들도 생겼습니다. 작가가 함께 하는 미키하시 크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한국에 거주하는 아티스트로 구성된 작가 그룹입니다. 우현민 작가는 “혼자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이 함께 꿈꿀 때 이뤄진다는 것을 느낀다”며 “큰 꿈을 꾸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 지 어느덧 3년 차. 과연 우현민은 잃어버렸다는 순수함을 되찾았을지 궁금했습니다. 작가의 대답은 ‘예스’였습니다.

 

“미술 안에서 찾았어요. 아이돌 활동을 할 때는 소속감은 있었지만 붕 뜬 느낌이 있었어요. 지금은 정제되지 않은 ‘오리지널 우현민’이 생겼다는 기분이죠. 내 핵심, 내 알맹이가 생겼다는 기분이요. 그게 어른의 순수함 아닐까요?

작가의 삶은 야생 같아요. 때로는 맹수도 만나죠. 하지만 동물원보다는 정글의 삶을 택할래요.”





ARTTAG 변혜령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