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FINE ART





FLORAL CONSOLATION


Looking at the flowers, I feel freedom as if I were out of reality for a while, and I face my inner self while looking at the complete natural world. Born in summer, I have a habit of leaving the feelings I felt while looking at nature in pictures and writing. Just like I painted in a studio where nature existed everywhere. Naturally, the work was mainly based on the motif of flowers. Through the process, I learned that my favorite flower is poppy in early summer, and that poppy is the flower that I can express the most like myself. Poppy blooming in early summer blooms in various colors such as white, red, blue, and purple, and the meaning of flowers varies depending on the color. Poppy flower give comfort. It's an object that resembles my inner self.  




“꽃은 동양화에서 익숙하게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아름다움의 극치로, 길섶에 핀 이름 모를 단아함으로, 선비의 절개로 등장했던 꽃은 심주하의 손에서

 시간성과 생명력을 덧입었습니다. 검은 먹물 위, 꽃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봉오리를 틔웁니다. 꽃을 그리는 작가 심주하 를 만났습니다.”

작가에겐 어느 4월, 저녁노을이 어스름한 한강변에서 일렬로 늘어져 있는 빨간색 양귀비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광경을 직접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인화하고 그림으로 담은 것이 작업의 단초가 된 ‘꽃을 피워주오’(2019)입니다. 당시 강 건너로 보았던 서울의 꺼지지 않는 불빛들은 까만 배경 위 화려한 꽃들로 피어났습니다. 







#어둠속에서_피어나는_꽃 





작가에겐 어느 4월, 저녁노을이 어스름한 한강변에서 일렬로 늘어져 있는 빨간색 양귀비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광경을 직접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인화하고 그림으로 담은 것이 작업의 단초가 된 ‘꽃을 피워주오’(2019)입니다. 당시 강 건너로 보았던 서울의 꺼지지 않는 불빛들은 까만 배경 위 화려한 꽃들로 피어났습니다. 100호 크기 원형 장지에 양귀비와 나비를 가득 채운 이 그림은 컬렉터에게 소장된 작가의 첫 작 품이기도 합니다. 당시 컬렉터에게 받은 장문의 응원 메시지는 첫발을 내디딘 작가에게 큰 용기가 되었습니다. 




‘꽃을 피워주오’를 시작으로 꾸준히 꽃을 그려왔습니다. 되짚어보면 꽃은 어릴 적부터 한결 같이 그려왔던 주제이기도 합니다. “자연물을 기 록하는 걸 좋아했어요. 펜으로 나무를 아주 세밀 하게 그린다든지, 꽃을 세밀하게 그린다든지. 성인이 되어서도 이것저것 그려봤는데 가장 흥미를 느끼는 대상이 꽃이더라고요.”  




작가에게 꽃이란 우리의 삶과 닮아있는 존재입니다. 



“꽃에는 순환의 과정이 있잖아요. 꽃봉 오리를 맺고, 꽃을 피우고, 

마침내 지는 과정이 우리 인생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그림 속 꽃들을 풀밭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꽃은 아닙니다. 그의 꽃은 심연 한가운데에 서 눈부시도록 화려하게, 혹은 무서울 정도로 강인하게 피어나는 꽃입니다. 작가는 어둠보다 는 그 어둠을 뚫고 올라오는 밝음에 방점을 찍고자 했습니다. 바탕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꽃잎도 언뜻 보기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의 작업에는 대비가 가득합니다. 상충하는 색과 개념과 주제는 그의 그림 안에서 묘한 조 화를 이룹니다. 꽃잎도 언뜻 보기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을 주로 사용합니다. 작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모습을 색상의 혼합 방식을 통해 나타냈다” 고 설명했습니다. 가시를 지닌 꽃은 아름답고,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들은 모여 꽃 무리 를 이루며, 어둠이 깊을수록 꽃잎은 빛납니다. 



심주하 꽃을 피워주오 (A caress of florescence) 120x120cm, 장지에 분채, 금분 2019 

심주하, 우리의 모든 날들, 116.8 x 80.3cm, 장지에 채색, 2023




결국 그림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위로와 위안”이라고 했습니다. 위로와 위안은 양귀비 의 꽃말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화려한 시기에만 머무를 수 없고, 누구나 한 번쯤은 활짝 꽃 피울 기회를 얻게 되죠. 꽃이라는 게 참 변화무쌍한 존재 같아요.

 제 그림을 보는 분들은 꽃 들의 화려하고 풍요로운 이미지를 통해 위안과 위로를 받으셨으면 해요.”

심주하, 모든 사랑과 빛을 담아 피어라!, 45.5 x 37.9cm, 장지에 먹, 채색 2022





#꽃피는_계절을_기다리다 





그의 작업에서는 그간 작가의 궤적이 잘 드러납니다. 작가는 서양화로 미술을 시작해 디자 인과 공예를 전공, 이후 한국화로 적을 옮긴 특이한 이력이 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회화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것 같아요. 공예를 배우면서, 나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데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더 절감했어요.” 



예고를 거쳐 공예과에 진학한 후에도 풀리지 않던 갈증은 한국화로 전공을 바꾸고 나서야 해갈됐습니다. 돌고 돌아 드디어 맞는 길을 걷고 있는 기분. 하지만 익숙한 길은 아니었습니 다. 서양화로 미술을 시작해 캔버스와 유화물감이 익숙한 작가에게 한지와 분채는 생소한 재료였습니다. 



“모든 게 다 새로웠어요. 오히려 완전히 새로웠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아요.”



꼭 맞는 길을 찾기 위해 돌아왔지만 이길 저길을 돌아다니며 보고 들은 것이 다 작업의 양분이 되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디자인이나 공예 등 입체적인 작업을 하다 평면으로 돌아오니 접목할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여러 번 덧칠해 완성하는 검은 바탕은 칠공예에서, 화려한 색감의 꽃잎은 자개의 이미지에 서 영향을 받았다고. 심주하의 그림은 그렇게 완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작업 과정은 대개 이렇습니다. 먼저 나무 패널에 고른 한지를 붙이고 까만 먹물로 바탕을 칠합니다. 흰 장지에 먹물을 여러 겹 칠할수록 깊이감이 두드러집니다. 꽃을 드로잉한 후에 는 아교에 갠 분채로 선명하게 꽃잎의 색을 칠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금분으로 마무리한 선 은 현대적인 미감과 화려한 느낌을 더해주죠. 




“지금은 서양화와 동양화 사이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어요. 개인적으로는 동양적인 정서가 반영되어 있으면 그것이 동양화이지 않나 생각해요. 재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고요. 전통 안료들은 생소할 수 있지만 서양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발색을 자랑하거든요.” 각각의 과정에서 정성을 요구하는 것도 동양화의 매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밀가루 풀을 만들어서 종이를 붙이고, 분채에 아교를 풀어 물감을 만들고….. 작업 과정에 손이 많이 가는 수고로운 작업이죠. 저는 그래서 더 매력 있어요.”

#마음속불꽃으로_꽃피우다 




주위 사람들이 ‘워커홀릭’이라고 부르는 작가에게 최근 고민과 관심사를 물었습니다. 


고민도, 관심사도 모두 ‘작업’이라 고 했습니다. 


“고민이 너무 많지만 모두 작업에 대한 고민이에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작가가 될 수 있을지, 스 펙트럼이 넓은 작가가 될 수 있을지 고 민하고 있어요.”


작가는 고민이 거듭될수록 “답은 작업 하나 뿐, 작업은 조금씩이라도 매일 거르지 않고 한다”는 모범생 같은 답변을 내놨습니다. “꾸준함이 작가로 서 저를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작가는 ‘평생 직업’이라는 생각에 책임감도 들고요. 아직까지 작업을 하기 싫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그리는 행위는 저에게 취미이자 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거든요.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그려서 세상에 많은 작업을 남기 고 가고 싶어요.(웃음)” 


심주하 작가는 양귀비를 넘어 꽃이라는 더 넓은 범주로 작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 다. 앞으로 그의 손끝에서 어떤 꽃들이 피어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